법원, KBS ‘진실과 미래위원회’ 사실상 활동중지 판결
바로가기
KBS적폐청산 기구인 ‘진실과 미래위원회’(이하 진미위)에 대해 KBS공영노동조합(위원장 성창경)이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신청한 활동중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사실상 활동중지 판결을 내렸다.
이같은 판결은 문재인 정권의 각 부처마다 적폐청산위원회를 두고 활동하고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니만큼 앞으로 적지 않는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 남부지방법원 제 51민사부(재판장, 김도형 판사)는 진미위의 운영규정 제 10조의 징계 등 인사 조치를 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유는 진미위가 징계를 요구하는 것은 기존의 취업규칙상 인사규정에 있는 징계와 별도로 새로운 징벌조항으로 본 것이다.
새로운 징계규정을 만들려면 근로기준법에 따라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것으로 보았고, 취업 규칙의 변경은 반드시 근로자의 집단적인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근로자 과반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재 KBS에는 절반이 넘는 노동조합이 없는 상태이다.
따라서 진미위가 조사를 한다고 하더라도 징계를 요구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은 판결로 보인다.
또한 재판부는 진미위가 KBS의 인사규정상에 있는 징계시효 2년을 넘겨 과거 보수정권 10년에 걸쳐 기자와 PD등의 보도활동 등에 대해 조사해서 처벌을 하려는 것도 불법으로 제동을 걸었다.
법원은 KBS 직원들에 대한 조사와 징계도, 인사규정이 정해 놓은 2년 이내의 사안으로 해야 한다고 판단함으로써, KBS가 과거 보수정권시절에 일했던 직원들의 ‘불공정 보도’ 등에 대한 처벌도 못하도록 막았다.
진미위는 과거 보수정권시절에 보도했던 4대강, 세월호, 사드보도 등 이른바 이명박 박근혜 정권시절의 ‘불공정 보도’ 등을 조사해 기자와 PD 등 해당 제작진을 징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번 판결로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밖에 진미위 조사에 불응하면 징계를 받는다거나, 진미위 조사 내용을 외부에 누설해도 처벌을 받는다는 등의 독소조항도 모두 불법으로 판결했다.
이상에서 볼 때 KBS진실과 미래위원회는 당초 출범 목표였던 과거 정권의 적폐청산은 불가능해졌고, 이 기구 설립에 따른 책임 문제 등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번 소송을 주도한 성창경 KBS공영노조위원장은 18일 오후2시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판결은 그동안 과거에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보복, 숙청기구 역할을 했던 진실과 미래위원회에 대한 활동중지 뿐만 아니라, 이 기구를 만들었던 양승동 사장과 정필모 진미위 위원장, 김상근 이사장 등에 대해 민 형사상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성 위원장은 “이 기구의 활동으로 후배기자가 선배를 불러 조사하고 그 과정에서 이메일을 몰래 들여다 본 의혹까지 드러나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불법기구가 불법적인 활동을 해오면서 많은 직원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마구잡이 소환 등으로 심한 심적 압박을 받았던 직원이 많았고, 이 기구의 직접적인 영향은 아니지만 그 여파로 우울증을 앓아 병가를 낸 기자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런 공포경영으로 KBS의 보도 내용이 편파, 왜곡이 많아도 제대로 그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가 조성됐었다”고 주장했다.
KBS공영노동조합은 KBS노동조합과 공동으로 이 문제를 대처하고 양승동 사장 퇴진 등의 공동보조를 취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KBS와 상황이 비슷한 MBC는 ‘MBC 정상화위원회’가 있는데 이미 이 기구를 통해 14명이 해고되었고, 수십 명이 정직 등의 징계를 받았는데, MBC 공정노동조합( 위원장 이순임)도 소송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히는 등 파장이 확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