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king News

송영길, 대선 앞두고 조국 사태 사과…당 내홍 잦아들까

자세히 읽기
바로가기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소통 민심경청 프로젝트 대국민보고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조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을 계기로 이른바 '조국 사태'가 다시금 회자됨에 따라 불과 10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통령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서둘러 털어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대국민 보고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자녀 입시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조 전 장관도 수차례 공개적으로 사과했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보고 반성해야 할 문제"라며 "민주당은 국민과 청년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송 대표의 이번 사과는 지난 2019년 10월 당시 이해찬 대표의 사과에 이어 민주당 대표로서는 두 번째 조국 사태 사과다.


당시 조 전 장관의 사퇴로 당내에서 자성론이 분출하던 가운데 4·15 총선을 앞두고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당 대표의 사과로 이어졌던 것처럼 송 대표의 이번 사과도 차기 대선을 목전에 두고 악재를 털고 가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4·7 재보궐선거 참패 원인으로 '내로남불'과 2030 청년층 민심 이반이 지목된 와중에 '조국의 시간' 출간으로 조국 사태가 재소환된 것은 정권 재창출을 지상과제로 삼은 '송영길호'에 부담스러운 대목이었다.


지도부가 조국 사태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명을 미룬다면 대선 국면에서 야권의 공격 포인트로 작용할 것이고 이는 결국 민주당 대선 주자들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가뜩이나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서 36세 이준석 후보가 약진하는 '이준석 돌풍'이 일며 야권이 호조를 달리고 있다는 점도 송 대표로서는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송 대표가 이날 '청년'과 '공정'을 조국 사태 사관의 핵심 키워드로 삼은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송 대표는 "민주화운동에 헌신하면서 공정과 정의를 누구보다 크게 외치고 남을 단죄했던 우리들이 과연 자기 문제와 자녀들의 문제에 그런 원칙을 지켜왔는지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과의 강도를 더했다.


그는 또 "좋은 대학 나와 좋은 지위 인맥으로 서로 인턴 시켜주고 품앗이 하듯 스펙 쌓기 해주는 것은 딱히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런 시스템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수많은 청년들에게 좌절과 실망을 주는 일이었다"며 조국 사태가 청년층에게 불공정의 상징으로 인식됐다는 문제 의식을 분명히 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중도층과 청년층을 잡기 위해서는 조국 사태의 부담을 일찌감치 털고 가야 한다는 당내 의견도 적지 않았다.


실제 개혁 성향의 당내 최대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 인사들과 초재선 의원들은 송 대표에게 조국 사태에 대한 분명한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한다.


다만 '조국 사태' 입장 표명 여부를 놓고 소신파와 강경파의 의견이 엇갈리며 촉발된 당 내홍이 송 대표의 이번 사고로 수습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송 대표도 '조국 수호'를 절대 가치로 삼은 당 핵심 지지층과 이에 기댄 강성 친문 의원들을 의식한 듯 사과 메시지의 수위 조절을 두고 고심한 기색이 역력했다. 송 대표 측은 이날 메시지 발표 직전까지도 수정에 수정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대표는 "조 전 장관과 관련해 법률적 문제는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으로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입시비리로 사과의 대상을 한정했다.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1심에서 자녀 입시비리 관련 혐의 7가지에 대해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사모펀드 관련 혐의 중 일부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또 ".국 전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수사의 기준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가족비리와 검찰가족의 비리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할 것"이라며 검찰 수사의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동시에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한 윤 전 총장을 견제했다.


논란이 된 조 전 장관의 회고록 출간에 대해서도 "조 전 장관의 책은 일부 언론이 검찰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쓰기하여 융단폭격을 해온 것에 대한 반론 요지서로 이해하고 있다"며 문제삼지 않았다.


그러나 '조국 수호'를 절대 가치로 삼고 있는 당 핵심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 송 대표의 사과가 당 내홍에 오히려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장 이날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이게 무슨 소리냐. 조국한테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사과를 왜 하냐. 제발 당원들 말에 귀 기울여달라" 등 송 대표를 성토하는 글이 이어졌으며 대표직 사퇴나 탄핵 요구도 나왔다.


친문계 의원들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이들은 당 분열 우려를 의식한 듯 송 대표를 정조준하지는 않았지만 조 전 장관을 엄호하는 목소리를 냈다.


친문계의 한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송 대표의 사과는 조 전 장관이 청문회 과정이나 책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못한 부분을 다시 한번 사과한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당과 지도부는 민주당의 열성 지지자들의 마음을 좀 더 이해하고 소통을 자주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독립운동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렸듯이 검찰개혁 과정에서 조 전 장관도 많은 피를 흘렸다. 조 전 장관은 누가 뭐래도 검찰개혁의 희생양"이라며 "조국을 비판할 사람들은 비판하시라. 저도 말할 권리가 있다.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가 말했듯 저는 '조국의 말할 권리'를 위해 함께 싸우겠다"고 적었다.


반면 조 전 장관 사태를 비판해 온 당내 비주류는 송 대표의 사과를 적절하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비주류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통화에서 "핵심 지지층에서는 (조국 사과로) 불편한 사람이 있더라도 당이라는 것은 다양한 민심을 반영해서 입장을 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집권당 대표라면 용기 있게 이 문제에 대해 국민 의견을 수렴해서 반영해야 하는 것"이라며 "다음 대선으로 가려면 일부 지지층에서 반발을 해도 공정의 문제를 묻고 가면 안 된다. (사과를) 아주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